감각이 둔해지고 숨쉬기 힘들고 혈압 상승,두통 치료 후기

백병원 x-ray 응급검사

 

지난밤 정신이 멍해지고 온몸의 느낌이 둔해지는 것 같더니 만지는 촉감만 조금 느껴질 뿐 다른 감각들이 사라졌어요.

아프던 허리와 어깨도 안 아프고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도 찌르는구나 정도이지 전혀 아프지 않았어요.

심지어 피도 잘 안 나오는 상태였어요.

 

숨 쉬는 것도 쉬어지는 느낌이 안 들어 일부러 들숨과 날숨을 해야 하고 목구멍부터 식도 부분까지 가슴속이 아주 답답했어요.

 

덜컥 겁이 난 저는 가정용 혈압계로 혈압을 재보니 178/120 으로 아주 높은 혈압인 상태여서 뇌출혈이라도 생겼는지 무서운 마음에 택시를 타고 백병원 응급실로 급하게 내원했어요.

 

 

백병원 응급실 검사

피검사, 가슴 x-ray, 머리 CT 촬영 검사를 진행하였고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어요.

 

CT 검사의 경우에는 뇌출혈은 발견할 수 있지만 뇌경색은 발견할 수가 없어서 머리 mri 검사도 요청하였지만 말이 어눌하거나 한쪽 마비증상이 아닌 전체 감각이상이라 mri 검사는 진행 안 한다고 하네요.

 

혈압이 너무 높아서 뇌출혈이라도 생길까 봐 혈압을 낮춰달라고 요청했지만 180이 넘는 고혈압 상태가 아니어서 약을 쓸 수가 없다고 하네요.

 

기본 검사에서 정상인 관계로 증상이 계속 지속되면 신경과나 정신과 진료를 권유받았어요.

 

정신과 진료

마음이 아픈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신과 예약도 꽉 차서 수일 내에 예약하기가 힘들었어요.

다행히 정신과에서 근무하는 친구에게 요청했더니 예약 취소된 자리가 한자리 있어서 바로 진료를 볼 수 있었어요.

정신과를 처음 가는 경우에는 검사 시간이 오래 걸려서 예약하기가 더 어렵다고 하네요.

 

진단명은 공황장애예요.

증상은 너무 다양하지만 저는 감각이상 쪽으로 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그간 스트레스를 받은 내용을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렸지만 원인이 너무 많기 때문에 꼭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거라고도 볼 수 없고 스트레스가 아니더라도 생겼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일주일치 약을 처방받고 약을 먹으니 깜쪽같이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와 신기하네요.

약 성분이 어떻길래 혈압도 돌아오고 불안함 마음도 사라졌어요.

지금은 한번 더 진료하고 2주 치 약을 처방받은 상태예요.

 

약은 아침, 저녁으로 하루 2번 먹으면 되고 그래도 이상한 느낌이 들면 바로 먹을 수 있게 비상약도 처방해 주셨어요.

비상약은 주머니에 여러 봉 꼭 넣어갖고 다니라고 하시네요.

비상약이 주머니에 있으니 든든한 마음이 드네요.

 

그리고 정신과 약은 특이하게 약국에서 사는 게 아니라 병원에서 약을 제조해서 주시더라고요.

 

 

전조증상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몇 년 전부터 저는 고소공포증이 생기고 환공포증이 생겼었어요.

 

차를 타고 고가도로를 진입하거나 나갈 때  진출입로에 올라타면 불안하고 밖으로 떨어질 것 같고 몸에 식은땀이 나는 증상이 생겼었거든요.

비행기를 타도 하늘에 떠있는 내내 불안하고 특히 이륙하고 착륙할 때는 손에 땀이 흘러내릴 정도로 나곤 했었어요.

 

차에 타서 비가 오기 시작하면 앞유리창에 빗방물이 떨어져 동그란 모양이 마구 생기면 그 모습이 너무 징그럽게 느껴지기 시작했고요.

 

이번 증상 생기기 며칠 전부터는 정신도 몽롱하고 내가 다른 세계에서 온 것 같고 사람들을 볼 때면 왜 저렇게 걸어 다닐까 왜 다리가 두 개일까 같은 현실 감각이 없어지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위 증상들이 공황장애의 전조증상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하나둘 생기다가 드디어 터진거죠 펑~

 

마무리

불과 10년 전만 해도 저와 같은 증상이 생기면 검사마다 정상이니 어느 과에서 치료를 해야 할지 몰라 치료가 아주 힘들었다고 해요.

큰 병이 생겼을 거란 불안감에 너무 무서웠는데 공황장애라는 진단명도 알고 약 먹고 치료 중이니 마음은 훨씬 편하네요.

 

다만 약을 먹으면 너무 졸려요.

처음 1주일치 약 먹을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2주 치 추가로 받은 약은 먹으면 너무 졸려요.

잠을 하루 16시간 정도는 자는 것 같아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예요.

다음 진료 때는 약 조절을 요청해야겠어요.

 

저와 같은 증상이 생긴 분들은 병원에서 기본 검사 해보시고 이상 없으면 정신과 상담해 보세요.

더 큰 병원 찾아 헤매다가 시간만 들고 본인만 더욱 힘들어요.

마음이 아파도 몸에 감각과 혈압이 이상하게 될 수 있단 걸 저도 이번에 처음 경험하고 알게 됐어요.

 

저도 잘 치료돼서 약 없이도 일상생활로 하루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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